낙동강시민조사단, 위기의 낙동강을 진단하다 / 정수근(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작성자 관리자

낙동강시민조사단, 위기의 낙동강을 진단하다

신음하는 낙동강, 위기에 처한 영남의 젖줄 낙동강, 그 현장을 다녀오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지난 917일 대구와 창원, 부산 등 영남의 시민들이 '낙동강시민조사단'의 이름으로 낙동강 탐방에 나섰습니다. 영남의 젖줄이자,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기도 한 낙동강이, 건강해야 할 낙동강이 사실은 제 모습을 잃고 많이 '아프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낙동강에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 영남인들도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픈낙동강

지난 6월에 터진 과불화화합물 사태는 우리 식수원 낙동강이 얼마나 위험한 구조에 놓여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낙동강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수십 곳의 국가산단과 지방산단이 그 원인이었지요.

식수원 바로 옆에 산업단지를 들이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지만, 들였으면 제대로 관리라도 했어야 하는데, “기업하기 좋은 도시와 같은 슬로건에서 보듯 기업들 눈치 보느라 산단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잊힐 만하면 터지는 수질오염 사고는 이로 인해 반복되는 인재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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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낙동강 바로 옆에 위치한 구미산단의 전경

 

또한 녹조라떼란 말의 유행이 그대로 보여주듯 심각한 녹조 현상은 낙동강 수질문제의 대명사가 된 지 오래입니다. 4대강사업 이후 지난 7년 동안 해마다 되풀이되는 이 심각한 문제는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의 진리를 확인해준 것으로, 댐과 같은 보로 인한 발생한 문제임이 분명합니다. 4대강 보가 있는 이상 해결되지 않은 문제란 것이지요. 8개의 거대한 썩은 호수가 된 낙동강의 아픈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그것은 살려달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강의 울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보의 수문을 완전 개방하고 더 나아가 보를 해체해, 넓은 모래톱과 습지가 되살아나고 수생식물들이 번성해 낙동강이 비로소 낙동강다워질 때 낙동강이 살아나고, 그렇게 살아난 낙동강은 수질을 스스로 정화하고, 물고기를 비롯한 수많은 생명을 기르는 본연의 역할로 돌아올 것입니다. 영남의 젖줄로 되돌아올 것입니다. 이른바 ‘4대강 재연화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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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올해 발생한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 대구 취수장 상류에 있는 칠곡보에 올해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4대강 재자연화와 더불어 또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낙동강 최상류에 들어서서 낙동강을 비소, 카드뮴, , 아연, 수은 등의 무시무시한 중금속과 아황산가스로 우리 경북 북부의 청청 산하와 낙동강을 심각히 오염시키고 있는 영풍석포제련소 문제입니다. 무려 48년 동안 낙동강 최상류를 마치 점령하듯 들어서서 청청 봉화의 산하를 초토화시켜버렸고, 그로 인해 낙동강 상류에는 심각한 환경 문제와 수질오염 사고가 발생했고, 지금도 현재진행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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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영풍제련소로 인해 주변 산지가 초토화되었다. 청정 봉화의 낙동강 상류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 펼쳐져 있다.

 

영풍제련소 문제는 1300만 식수원 낙동강을 생각할 때, 결코 들어올 수 없는 거대하고 심각한 공해공장이 낙동강 상류에 들어온 것으로, 한강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영남의 우리 낙동강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이것이 아직까지 남아 낙동강과 그 주변 산하를 완전히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낙동강시민조사단, 낙동강 구석구석 아픈 현장을 들여다보다

낙동강시민조사단은 이러한 낙동강의 심각한 현실을 진단하고, 영남의 시민인 우리가 이 심각한 현실들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반성과 함께, 위기에 처한 영남의 젖줄 낙동강을 되살리기 위해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해야 할지를 찾아보고자 길을 나선 것입니다.

그 첫 일정은 화원유원지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화원유원지 화원동산에 올라 세 물길이 만나 빚어놓은 천혜의 자연습지인 달성습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조망하고 또 보로 인해 강이 막혀 흐르지 않고 썩어가고 있는 아픈 현실도 목격했습니다. 낙동강의 물색과 금호강과 진천천의 완전히 다른 두가지색 강물이 만들어내는 서글픈 풍경도 마주하게 됩니다. 진천천 쪽에서 끊임없이 유입되는 오폐수들로 빚어지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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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화원유원지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과 금호강과 앞산에서 내려오는 진천천이 만나 빚은 천혜의 자연습지 달성습지를 두 가지색 물줄기가 형성돼 있다. 진천천의 지류인 대명천에서 썩은 오폐수들이 유입돼 빚어지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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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화원동산 하식애 앞에 대구 달성군이 100억의 국민혈세를 투입해 만든, 생태 죽이는 생태탐방로. 멸종위기종들의 서식처인 하식애 앞으로 야간에도 화려한 조명을 밝히며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화원동산 하식애 아래로 들어선, ‘MB 아바타로 불리는 김문오 달성군수가 환경단체들의 거듭된 반대에도 불구하고 완강하게 만들어놓은 무늬뿐인 생태탐방로란 곳에 서 보면, 강바닥에서는 메탄가스가 부글부글 올라오는 심각한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것은 인근 성서공단의 오폐수가 낙동강으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그 끔찍한 현장도 직접 목격했습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보를 세우고 강을 막았기에 강이 썩어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녹조라떼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란 것을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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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화원동산 탐방로에서 목격한 강바닥에서 부글부글 올라오는 메탄가스. 메탄가스 주의보를 발령해야 할 상황이다. 낙동강시민조사단

 

화원동산에서 바라본 낙동강을 뒤로 하고 시민조사단은 강의 상류로 향했습니다. 낙동강에 들어선 최초의 댐이자 국내에서 두세번째 규모의 안동댐 전망대에서 안동댐을 바라보면서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이태규 회장으로부터 지금 안동댐이 처한 심각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태규 회장은 안동댐과 낙동강 상류는 지금 각종 중금속으로 심각히 오염돼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로 인해 매년 물고기가 떼죽음하고 그 물고기를 잡아먹고 사는 왜가리와 백로들마저 떼죽음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강변합니다. 그 원인이 바로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잡고 있는 영풍석포제련소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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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 - 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이태규 회장이 영풍제련소로 인해 빚어지는 안동댐과 그 상류의 심각한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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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8 안동댐에서 집단적으로 죽어나는 물고기와 새때들. 심각한 재앙의 현장이 아닐 수 없다. 이 원인이 영풍제련소 때문이란 설명이다.

 

영풍제련소에서 나오는 비소, 카드뮴, , 아연, 수은 등등의 각종 중금속과 독극물로 낙동강 상류가 심각히 병들었고, 그 영향이 그 70킬로미터 아래에 있는 안동댐에 고스란히 축적되고 있다는 기막힌 현실을 토로합니다.

지금 안동댐에 쌓인 퇴적토는 중금속 덩어리란 것입니다. 그 안동댐에 갇힌 물은 그대로 하류로 방출되고 그 물을 구미, 대구, 창원, 부산의 시민들이 먹고 마시고 있다는 끔찍한 현실을 확인했습니다. 이 문제가 상류 사람들만이 아닌 영남인 전체의 문제인 이유를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낙동강 최상류 천혜의 비경에 웬 공해공장이란 말인가

안동댐을 떠난 시민조사단은 낙동강 협곡을 따라 올라갑니다.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에서 불과 20킬로미터 하류에 위치한 영풍제련소의 끔찍한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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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 봉화 명호면 삼동재 범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협곡의 아름다움. 이런 협곡의 상류 20킬로미터 위에 영풍제련소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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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0 낙동강 상류 협곡을 점령하듯 들어선 낙동강 최악의 공해공장 영풍제련소. 1, 2, 3공장이 협곡을 따라 들어서 있다.

 

봉화군 석포면 석포리에 위치한 영풍제련소로 향하는 길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협곡 그 자체였습니다. 산과 산 사이를 요리저리 흘러가는 낙동강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청량산 바로 아래 협곡이라든가, 명호면 범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은 비경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범바위 전망대에서 만나는 비경의 상류 불과 20킬로미터 지점에 낙동강 최악의 공해공장 영풍제련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낙동강 최상류 협곡에 어떻게 이렇게 거대한 공장이 자리잡을 수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심각한 공해공장이 어떻게 무려 48년간이나 아직까지 가동될 수 있는지 도무지 믿기지 않는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영풍제련소 현장의 모습의 두 눈으로 생생히 확인하려던 낙동강시민조사단의 바람은 영풍제련소 공장 앞을 막아선 제련소 노동자와 그 가족 등으로 구성된 석포면 주민들에 의해서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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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1 낙동강시민조사단을 막아선 영풍제련소 노동자들과 석포면 주민들. 차량을 막아 영풍제련소로 가는 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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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 영풍제련소 노조에서 구호를 외치며 낙동강시민조사단의 차량을 막아세웠다.

 

이들은 "생존권 위협하는 환경단체 물러가라!, 더이상 못 간다. 올라가라, 돌아가라!" 외치며 도로 자체를 점거하면서 일행을 태운 버스를 막아섰습니다. 나아가려는 사람들과 막으려는 사람들의 한바탕 거친 소동이 벌어진 후에 시민조사단은 차량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곳 노동자와 주민 2200명에게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임도 확인하면서 말입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진실의 확인이 중요하다

시민조사단은 영풍제련소 공장 3킬로미터 상류 낙동강이 비로소 낙동강다워지는 육송정 삼거리에 모여 영풍제련소 공대위신기선 대표로부터 영풍제련소가 얼마나 끔찍한 공해공장이고, 이로 인해 낙동강이 얼마나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는지를 전해들을 수 있었습니다.

영풍제련소는 공장 자체가 거대한 공해덩어리이기 때문에 더 이상 가동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비록 영풍제련소 그 현장에는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가본 것 이상으로 이곳의 문제가 만만치 않고 심각하다는 것을 모두가 느끼고 돌아온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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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3 영풍제련소 전경. 사진 설명처럼 정말 위험한 시설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것이 영남의 젖줄이자, 1300만 식수원인 낙동강이 놓인 현실입니다. 낙동강시민조사단은 그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돌아온 것이지요. 우리에게 남은 숙제는 이 당면한 시급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그리고 그 해결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확인하고 느끼고 돌아온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917일에 1차 탐방에 이어, 109() 2차 낙동강 탐방 그리고 113차 탐방이 계획돼 있습니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보다 많은 영남인들이 낙동강의 아픈 현실을 똑똑히 직면하게 될 때 낙동강의 많은 문제들은 해결되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있을 2, 3차 낙동강 탐방에도 많은 발걸음이 이어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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